[개요]
일본 아키하바라 등지에서 덕덕한 굿즈 구경을 할 때 많이 보는 굿즈들 중 하나는 타페스트리 (태피스트리)일 것 같습니다. 방을 큼지막하게 데코레이션하는 데 적합하기에 많은 분들이 즐겨 찾죠. 아니면 말고
그런데 적당한 크기면 모르겠지만 대략 A0, B0급 크기와 같은 특대형의 경우엔 비행기에 들고 타기가 매우 난감합니다.
이렇게 기내에 들고 타기 힘들 경우 가져오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 아키하바라에서 구입 후 바로 우체국 택배 (EMS) 로 보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그렇게 길이가 매우 긴 특대형 타페스트리를 어떻게 배송하였는지에 관한 글입니다.
[구입 직후 바로 배송의 장점]
사실 구입 즉시 택배 배송 말고도 선택지는 여럿 생각해볼 수 있는데,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즉시 택배 배송을 선택했습니다.
- 우선 기내에 들고 타지 않고 위탁수하물로 보내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데, 적당한 크기라면 모르겠지만 ‘특대형’ 부류는 들어가지 않거나, 거의 딱 맞게 들어가서 넣기 좀 뭣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타페스트리를 위탁수하물로 보내는 건 불안하기도 하죠.
- 그렇다고 기내에 들고 타려 한다면, 뭐 보안검색대 재량으로 통과시켜주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원칙적으로는 안 되는 만큼 모험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저 아래쪽 사진에 잠깐 나오는데, 전 멋모르고 들고 간 B1 세로 사이즈 타페스트리도 기내 통과된 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통과가 안 된다면 다시 나와서 공항 택배 영업소 등을 찾아 포장하고 보내고 해야 하는데 해외 여행으로서는 시간 관계상 꽤 치명적이죠.
이러한 이유로 예기치 못하게 공항에서 시간을 잡아먹을 위험성이 없는 구매 후 바로 보내기를 선택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배송기]
EMS로 배송 보내기
구입 직후 현지 숙소에서 찍은 칸토쿠 B0 특대형 타페스트리
아키바의 경우 아키바 내 다른 우체국들도 많긴 한데, 주말엔 다 문을 닫습니다. 주말에도 하면서 (물론 영업시간은 더 짧아집니다) 아키바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이 칸다 우체국이었습니다.
주중에 보낸다면 그냥 우체국 검색해서 가까운 데로 가면 되고요.
길이가 긴 타페스트리류를 우체국에서 포장하려 한다고 하면 보통 유팩(ゆうパック)의 삼각 박스(箱(三角), 120엔)를 추천할 겁니다.
(https://www.post.japanpost.jp/service/you_pack/package.html 에서 유팩 포장용품 목록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냥 가서 타페스트리 보여주면서 이거 포장할 만한 상자가 있냐 물어보셔도 됩니다. 보통 웬만한 우체국에는 다 마련되어 있을 거라 보네요.
그런데 문제는 기내에 못 들고 탈 만한 특대형 타페스트리는 정작 이 박스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특대형 세로 B0 사이즈의 봉 높이가 1m인 반면, 이 유팩 삼각 상자의 높이는 겨우 645mm (0.645m)밖에 안 되기 때문인데…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이어붙이면 됩니다. (참 쉽죠?)
테이프로 붙였는데, 테이프도 달라고 하면 줍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어붙이는 것인가 하면, 저는 대략 아래와 같이 했습니다.
한쪽 박스의 한쪽 끝에서 ‘삼각형의 세 꼭짓점 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그렇게 자르고 나면 한쪽 끝 둘레를 조금 오므리는 게 (약간 힘들지만) 가능해지는데…
그 상태로 다른 쪽 박스에 구겨넣으면 됩니다(!)
은근히 박스가 튼튼해서, 보통 자른 부분까지 들어가면 그 이후부터는 웬만한 힘으론 눌러도 들어가지 않더군요.
그렇게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주어진 테이프로 연결 부분을 몇 번 두르면 배송 준비 완료입니다.
배송비는 대략 2000~2500엔 사이로 들었습니다. 타페스트리가 2개였던지라 예상보다는 비용이 더 나왔더군요.
배송 후 뒤처리
배송 기간은 주말 끼고 3일이었습니다. 토요일에 배송 접수한 게 하루 종일 놀다가 일요일에서야 우체국에서 출발하더니(..) 집엔 화요일에 도착하더군요. 주말이 끼지 않은 주중 배송은 더 빠를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타페스트리 (B0 사이즈, 1m x 1.5m)
위 사진을 보면 타페스트리 위에 비교용으로 스마트폰과 서피스 프로가 각각 있는데 크기 비교가 좀 많이 됩니다.
일단 걸었는데… 택배로 세워져 보내져서 그런지 우측 하단이 주름이 상당하네요.
두 번째 타페스트리 (B2 사이즈, 51cm x 72cm)
가운데에 보이는 미확인으로 진행형 타페스트리는 2018년 여름 일본 전국일주 막바지 무렵 코미케 C94 기업 부스에서 구한 B1~A0 급 사이즈인데 (0.72m x 1.15m), 봉 사이즈가 72cm임에도 천만다행으로 기내에 들고 탑승이 됐었습니다. 검색대 통과할 때 꺼내보더군요(…)
[마치며]
이리하여 거대 타페스트리 운송 작전(?)이 마무리됩니다. 보안검색대에서 통과만 잘 된다면 기내에 갖고 탑승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엔 본문처럼 사자마자 배송해버리는 게 차선책이겠죠.
ps. 본문에서는 B0 세로형 타페스트리 (봉 길이 1 m) 의 경우였는데, 혹시라도 드물게 가로형 타페스트리 (1.5 m)면 상당히 아슬아슬합니다.
EMS 일본 -> 한국 최대 길이 제한이 1.5 m 인지라, 박스를 타페스트리에 꽉 끼게 맞추더라도 1.5 m 를 넘겨버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죠.
혹시 우체국에서 당장은 통과되더라도 검사장에서 1.5 m를 넘겼다고 판단되면 바로 반송행인지라 누가 봐도 1.5 m 보다 확실히 작게 포장해야 합니다.